송시연 | 다인북스 | 3,500원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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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24
백합처럼 희고 맑은 영혼을 가진 여자, 윤재희.
그가 제 앞에 서 있다는 것을 깨닫고도 꽤 오랜 침묵이 이어졌다. 아직 불러보지도 못했고 확인하지도 못했지만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다. 내 마음, 내 가슴, 내 영혼을 가져가 버린 아주 나쁜 남자. 석민하다.
감정이 얼어붙어 심장이 뛰지 않는 남자, 석민하.
다신 행복할 수 없다고 생각했었다. 열아홉, 어머니가 아닌 사람을 어머니라고 불러야 했을 때 웃을 줄 알던 석민하는 죽었다고 생각했다. 민영이가 죽었을 땐 울 줄 알던 석민하도 죽었다고 생각했다. 심장이 돌덩이가 되는 걸 알면서도 막을 수가 없었어. 그저 차가워지는 것밖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그런 내게 네가 다가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