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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졸라 문학의 정수 『루공-마카르 가』 시리즈 중 열여섯 번째 작품 ― 유전과 교육과 환경의 메커니즘을 통해 한 인간의 삶을 이야기하다 1860년 혹독한 겨울바람이 부는 어느 아침, 사제복 제조 장인인 위베르 부부는 보몽의 성당 문 아래에서 밤새 추위에 떨고 있던 한 아이를 발견한다. 그 아이에 관해 알려 주는 것이라고는 일련번호가 매겨져 있는 빈민 구제 사무국의 아동 기록부가 전부로, 그 속에는 아이의 이름이 앙젤리크라는 사실 외에는 부모의 이름조차 없었다. 그러나 이렇게 버림 받은 앙젤리크에게는 사실 행실이 나쁜 한 여인에게서 났다는 출생의 비밀이 있었다. 자식이 없었던 위베르 부부는 앙젤리크를 거두어 기르기로 하고, 아이에게 사제복에 수놓는 일을 가르쳤다. 아이는 능숙하게 자수 공예 기술을 ..
에밀 졸라 문학의 정수 『루공-마카르 가』 시리즈 중 열여섯 번째 작품
― 유전과 교육과 환경의 메커니즘을 통해 한 인간의 삶을 이야기하다

1860년 혹독한 겨울바람이 부는 어느 아침, 사제복 제조 장인인 위베르 부부는 보몽의 성당 문 아래에서 밤새 추위에 떨고 있던 한 아이를 발견한다. 그 아이에 관해 알려 주는 것이라고는 일련번호가 매겨져 있는 빈민 구제 사무국의 아동 기록부가 전부로, 그 속에는 아이의 이름이 앙젤리크라는 사실 외에는 부모의 이름조차 없었다. 그러나 이렇게 버림 받은 앙젤리크에게는 사실 행실이 나쁜 한 여인에게서 났다는 출생의 비밀이 있었다. 자식이 없었던 위베르 부부는 앙젤리크를 거두어 기르기로 하고, 아이에게 사제복에 수놓는 일을 가르쳤다. 아이는 능숙하게 자수 공예 기술을 익혀 갔다.
앙젤리크가 살게 된 위베르 부부의 집은 성당 몸체에 붙어 있었는데, 세상에서 멀리 떨어진 그곳에서의 삶은 수도원에서 사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앙젤리크는 일요일 아침 미사를 보기 위해서만 외출했으며, 위베르틴은 아이가 혹 나쁜 아이들과 사귈까 봐 학교에도 보내지 않았다. 그 집이 만들어 준 너무도 고요한 환경과 일상적인 노동, 규칙적인 삶, 그리고 위베르 부부의 애정 어린 보살핌 덕분으로 유전으로 물려받은 앙젤리크 거친 기질은 서서히 순화되어 갔다. 앙젤리크가 특히 열광한 것은 『황금빛 전설』에 나오는 성인들의 이야기였다.
그러던 중 앙젤리크는 성당 그림 유리창 수선공인 펠리시앵을 만나 사랑을 하게 된다. 펠리시앵은 실은 장 오트쾨르 주교의 아들이었다. 둘의 사랑은 양쪽 부모의 반대에 부딪히고, 이에 지친 앙젤리크는 끝내 병이 들고 만다. 그런 앙젤리크를 보면서 부모들은 둘의 결혼을 허락한다. 그러나 결혼식이 끝날 무렵 앙젤리크의 생명도 꿈의 황홀경 속에서 꺼지고 만다.
저자 : 에밀 졸라(Emile Zo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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